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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2024 동계 연구연수생 - 1주차 본문
ETRI 지원 동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지난 2023년에 하계 연구연수생으로 근무했던 대학 동기가 이번 공채에 지원해 보라고 소개해 주었다.
사실 이런 연구 쪽은 관심이 없기도 했고 백엔드 개발자를 꿈꾸고 있는 나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별 감흥 없이 지나갔는데 방학 동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원 분야는 역시 연구원이다 보니 대부분이 인공지능, 딥러닝 관련 연구였다. 그러다 중소물류 및 유통기업 지원을 위한 유통 빅데이터 활용 상품 추천 기술개발이라는 내용이 보였다.
특히 "판매자 판매상품 추천을 위한 추천시스템 알고리즘 분석 및 구현"과 "상품군별 전처리 및 알고리즘 적용을 위한 자동처리로직 구현"이라는 세부 내용이 평소에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며 코드를 작성하는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K2024-042(디지털융합연구소-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우정물류기술연구센터)"에 지원하게 되었다.
자소서
ETRI 연구연수생 공채는 100% 서류 전형이다. 면접을 특히 무서워하는 나에게 더없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을 것이 분명했고 아니나 다를까 채워야하는 자소서의 양은 상상을 초월했다.
- 지원동기, 지원분야 관련 경험 및 본인의 강점, 실습과제 수행 계획 등 5,000자
- 5개 이내로 지원분야 관련 학교교육 과정 내용 작성(과목명 / 주요 내용/ 이수학점(취득학점/만점)) 2,000자
- 최종학위 논문명 및 연구실적물 목록(해당자만 작성) 500자
- 희망하는 연구과제 또는 직무 2,000자
- 지원분야 관련 연구/기술 또는 일반경력(경험)사항, 수상경력 등 2,000자
당시 학과 학생회 선전부장을 맡고 있었고 마침 학과 학술제 준비로 바빴던 시기라 미루고 미루다 급하게 자소서를 작성한 기억이 난다.
접수 마감일을 3일 정도 남겨두고 다시는 수정할 수 없다는 두려움을 애써 무시한 채 제출을 완료했다.
지원 결과
모든 학생회 활동이 끝나고 이제 기말고사만 집중하면 되는 시기에 에트리 지원 결과가 나왔으니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확인해보라는 메일이 한 통 왔다. 솔직히 까먹고 있었는데 같이 지원했던 친구들이 아침에 카톡방에서 본인들의 결과를 공유하고 있었다.
결과는 예비 1번! 2명을 뽑는 부서였기 때문에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 반갑지 않은 결과였다.
고3 때 대입 준비를 하면서 예비 번호를 많이 받아봤는데 전부 떨어졌던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고 기분이 안 좋아졌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믿고 남은 학기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데이터베이스및실습 과목의 기말 발표가 교수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점점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종강 날짜도 미뤄졌고 종강을 하면 우리 선전부 부원들과 마지막 회식을 하기로 했는데 괜히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회식을 기말 발표 이틀 전인 12월 20일로 정하고 19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전화가 와서 잠에서 깼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모르는 번호였는데 앞자리가 에트리가 위치한 대전의 지역번호인 042였고 추가 합격이 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메일로 제출 서류 등의 내용을 보냈으니 확인하라고..? 꿈인 줄 알았다.
부랴부랴 관련 서류를 뽑고 서류 제출을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서류 제출도 마무리하고 밥을 먹고 먼저 붙어서 방을 미리 구한 친구의 옆방을 계약하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있을 회식을 기쁜 마음으로 쏠 수 있게 되어서 마냥 기분이 좋았다.
1주차 후기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1월 2일~5일, 4일 동안의 1주차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먼저 첫째 날에 사원증(정확한 명칭이 있었는데 내일 출근해서 확인해 보겠다..)을 받고 자리를 이동하여 초면이었던 입사 동기와 자리와 장비를 배정받고 박사님들과 간단한 인사 및 점심 식사, 이후에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설명을 들었다.
사실 처음에 내용을 들었을 때 살짝 당황했었다. 우리 부서도 다른 부서와 마찬가지로 딥러닝 관련 부서였던 것이다. 알고리즘이 왜 내가 아는 다익스트라(Dijkstra)같은 알고리즘이라고만 생각했을까? 유튜브, 넷플릭스 등등의 알고리즘이라고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게다가 기존에 학교 수업 프로젝트에서 진행했던 분류 알고리즘과는 전혀 다른 추천 알고리즘!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단어를 이날 처음 들었다. 그래도 바로 정신차리고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라이센스
회사라 그런지 학교에서 쓰던 프로그램을 라이센스 문제로 인해 그대로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경우 아나콘다를 사용할 수 없고 미니콘다를 사용해야하며 채널을 conda-forge로 바꿔야 하는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
실수로 라이센스 관련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전부 개인의 책임이라고 오티 때 겁을 주셔서 많이 쫄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상환경 설정
본체에 있는 GPU는 RTX 4080 이었다. 이 좋은 GPU를 머신러닝에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꼭 가상환경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지난 머신러닝 및 실습(2) 수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상환경 잡는 데에 일주일 정도 헤맸던 기억이 있는데 그날의 악몽이 떠오르는듯했다. 사실 그때 나는 가상환경 잡는 법을 끝까지 깨우치지 못하고 동기가 도와줬었다. 게다가 그땐 아나콘다를 사용했었는데 미니콘다를 사용해야 하고 이미 관련 세팅이 되어있는지 아닌지도 정확히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가상환경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째날은 가상환경 잡다가 퇴근했다.
본격적인 업무 시작
겨우겨우 가상환경을 잡고 드디어 의미있는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협업 필터링이라는 매우 생소한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입사 동기와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갔다. 이런 내용을 블로그에 적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몰라서 기회가 되면 박사님한테 여쭤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처음에 감을 잡는 느낌으로 일단 박사님이 추천해 주신 fastai를 사용하여 내 생각을 아주 약간 첨가한 간단한 기본 모델을 구현(?)하고 loss값을 줄여보는 과정을 반복했다.
선택지는 2가지였다. 데이터 전처리를 야무지게 해서 정확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모델을 직접 만들어서 정확도를 높이는 것.
새로운 모델을 직접 만들 자신은 아직 없어서 전자를 택했는데 역시나 한계를 느끼는 중이다. loss값을 처음에 596843129423228043264(키패드를 막 누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만큼 나왔다)이 나오던 것을 1.2 정도로 줄였는데 정확도가 0.39정도 나온다. epoch를 10으로 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어 SEED값을 고정해둔 상태에서 epoch를 15로 늘렸는데 오히려 정확도가 0.38로 줄어드는 것을 보고 엄청난 막막함을 느낀 상태로 1주차는 마무리가 된다.
결론
1주차 후기 결론이다. ETRI는 아주 넓었다. 차가 없었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박사님들도 너무 좋으신 분들인 것 같고 입사 동기도 열심히 하고 착한 친구다. 밥은 중식 석식 할 것 없이 너무 맛있었고 가격도 괜찮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카페에서 커피를 사 가는데 커피도 싸고 맛있다. 부지 자체가 넓다 보니 산책하기도 좋고 도서관도 가봤는데 전공 서적이 쫙 깔린 풍경을 보고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할 정도로 엄청났다. 아직 여유가 없어서 fastai 관련 책만 빌려왔는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자바 스프링 관련 책도 빌려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처기 준비도 틈틈이 하려고 하는데 지치지 않고 끝까지 정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지금까지 너무 학업적인 내용만 딱딱하게 기재했던 것 같다. 이런 가벼운 일상도 종종 블로그에 남기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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